환절기에는 큰 일교차로 인해 감기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이맘때 춥고 열이 나는 증상이 나타나면 감기를 생각하기 쉽지만, ‘뇌수막염’일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뇌수막에 바이러스·세균이 침투하면 생기는 일우리의 뇌는 가장 깊숙한 쪽부터 연질막, 거미막, 경질막 순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세 가지 막을 뇌척수막, 또는 뇌수막이라고 부른다. 뇌수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뇌수막염이다. 대부분의 뇌수막염은 감염성으로, 바이러스나 세균, 진균 등이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와, 혈액을 타고 뇌척수액에 침입해 발생한다. 따라서 세균과 바이러스의 번식이 활발한 여름철이나,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에 뇌수막염이 잘 발생한다. 뇌수막염은 크게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으로 나눌 수 있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침이나 가래, 콧물 등에 직접적으로 접촉해 엔테로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등에 감염되면 나타나며, 기저귀를 떼지 않은 영아는 대변을 통한 감염도 흔하게 발생한다.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발열 ▲두통 ▲구역질 ▲후두부 경직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감염성이 강하지만,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증세를 심하면 완화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반면 세균성 뇌수막염은 신속한 치료가 관건이다. 초기 증상은 바이러스 수막염과 비슷하지만, 급격하게 진행되어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심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세균성 뇌수막염은 폐렴연쇄구균, 인플루엔자간균, 수막구균 등에 의해 발생하며,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해야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대표 증상으로는 ▲경부 강직 ▲눈부심 ▲두통 등이 있으며, 수막알균에 의한 뇌수막염일 경우에는 점 출혈 발진이 나타난다.
감기일까, 뇌수막염일까세균성 뇌수막염을 감기인 줄 알고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거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감기와 뇌수막염 증상의 차이점을 인지해두고,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오경필 과장(메디인병원)은 “뇌수막염은 신경학적 진찰에서 경부강직 등 소견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두 질환 모두 해열제에 반응은 있으나, 뇌수막염이 감기에 비해 해열제 반응이 약하거나 두통, 구토가 동반되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단, 증상만으로 뇌수막염을 진단할 수는 없으며 신경학적 진찰 및 뇌 영상 검사,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예방이 최고의 치료법, 뇌수막염 예방하려면세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몇몇 균종은 백신이 존재한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수막알균 백신, 폐렴알균 백신 접종을 맞으면 뇌수막염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생후 2개월 이상, 5세 이하의 소아는 뇌수막염 예방 접종 대상이며 면역 글로불린 결핍증, 기능적 또는 해부학적 무비증 환자, 골수·장기 이식, 면역 억제 요법 중인 환아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받아야 한다. 반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아직 백신이 없기 때문에 평소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용변 후나 음식 조리 전후에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하고, 기침할 때는 휴지나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것이 좋다.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오경필 과장(메디인병원 신경과 전문의)